월요일은 아이들 학교 일찍 끝나는 날. 소소하게 일을 하고 싶어도 월요일이 늘 걸렸는데 방과후에 치어리딩 연습이 생기면서 기적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그런데 사람 일이 늘 그렇듯 오늘처럼 변수도 있는 법. 오후에 비가 올 예정이라 급작스럽게 치어리딩 연습이 취소가 되었고 원래 하교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데리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헐...나는 1시반에 끝나는데 둘째는 1시10분, 첫째는 1시반에 학교에서 나오고 유일한 헬퍼인 남편은 때마침 그 시간에 다운타운에서 미팅이 있었다. 이 정도의 변수까지는 생각 못 했는데?
출근 1시간전에 일하러 못 간다고 말하는 책임감 없는 사람이 될것인가... 아이들을 밖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게 할 것인가... 돌아버릴뻔.
생각하자 생각하자
일단, 둘째 담임선생님에게 염치없이 20분만 데리고 계셔줄 수 있냐고... 두 아이 하교시간이 20분 차이가 나니 첫째가 둘째 챙겨 나올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감사하게 3학년 하교시간에 맞춰 둘이 만나게 해주시겠다고ㅠㅠ 그럼 20분 벌어 1시반에 아이들 하교예정.
그리고 내가 일하는 부서에다가 오늘 15분만 일찍 퇴근할 수 있냐고... 사정이야기 했더니 감사하게도 양해해주셔서 1시 15분 퇴근 예정.
여차저차 밟아서 빨리가면 아이들 하교시간에 딱 맞추겠다 싶었다.
아이들 하교시간 즈음, 온 마음은 아이들에게 가 있고 1시 15분 땡 하자마자 분노의 질주. 그런데 비도 오는데다가 늘 그렇듯 우리 학교 앞 교통체증ㅠㅠㅠ 쭉 늘어선 차들에 1시 30분이 지나 40분 그리고 50분이 지나간다...
둘째는 거의 1시간째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데 비도 오는데 이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에 서 있을까.
코너를 돌아 인파들 속에서 아이들 발견. 둘이 손을 꼭 잡고 친구랑 셋이 서서 들어오는 차들 속에서 엄마 차를 정신없이 찾는 아이들의 눈을 봤을 때... 눈물이 터져나올 뻔 했다.
연습이 취소되었다고 좀 일찍 알려줬으면 등교하기전에 애들한테 말이라도 해줬을텐데... 막둥이는 아침에 "학교에서 엄마 보고 싶으면 어떡하냐"고 몇 번을 안아주었는데... 갑자기 안 오는 엄마를 무슨 마음으로 기다렸을까.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해 엄마를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 늦은 엄마를 보고 투정 하나 없이 반갑다고 폴짝폴짝. 예쁜 아이들을 보면서 진짜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지 싶었다 ㅋㅋㅋㅋㅋㅋ
미안하고 고맙다고 정신없이 인사를 나누고 오는 길에 너희 뭐 먹고 싶냐니 "김밥!!!"
괜히 물어봤네 싶었지만 정말 없는 재료로 쥐어짜서 김밥 만들어줬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그리고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한 분들
...저녁에 순대국 사다준 우리 남편ㅋㅋㅋ고맙!
오늘 마음이 참 힘들었음에도
결국은 해피엔딩이었으니
더욱 열심히 살아보자고 다짐해본다
그리고 마음이 다급하니 영어가 는다ㅋㅋㅋ 쫄지말고 잘 좀 하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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